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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일][04월28일][365매일글쓰기] 역시 살을 빼야

[119][0428][365매일글쓰기] 역시 살을 빼야

 

코로나19로 인해 집안에서만 생활한지 오래되었다. 그 동안 노트북과 핸드폰은 내가 가장 애용하는 물건이 되었다. 노트북과 핸드폰을 통해 세상을 관찰했고 위로를 얻었다. 사람들을 만날 수 없는 시기라서 온라인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들이 올린 메시지와 영상을 봐야만 했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만의 목소리를 올렸고, 나는 그들의 말을 들었고,  일부는 폐기했고 일부는 보류했고 일부는 적극적인 경청을 했다.

 

또한 나의 최애 그룹인 BTS의 영상을 여러 번 보게 되었다. 이유는 유튜브가 자꾸만 추천했기 때문이었다. BTS의 새 앨범 발표 전후로는 새 앨범과 관련된 영상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졌다. 다양한 사람들이 리액션 영상을 올렸고, 자신의 의견도 올렸다. 그러다가 3월 말경부터 재미있는 현상이 발생했다. BTS의 과거 영상들이 다시 추천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과거 영상을 다시보기 시작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추천을 따라 BTS의 과거 영상을 보던 중에 2015년 지방 무대 영상을 보고 안습이 되었다. 청중은 열광적으로 환호하고 있었지만 음향 시스템은 꽝이었다. 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녹음된 음향(MR)은 들리지만 라이브 노래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 무대 위에서 그들은 춤을 추고 노래를 했다. 앳된 얼굴이었고 지금보다는 살집이 있는 몸매를 한 채로 유치한 리본을 맨 블라우스에 멜빵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무대 의상은 척 보기에도 그들과 전혀 안 어울렸다.

 

2016년 영상에서도 비슷했지만, 2015년보다는 상황이 훨씬 나아졌다. 화양연화 시리즈가 발표되면서부터는 확연히 나아진 모습이었다. 무대 의상은 더 이상 소년을 상징하지 않게 되었다. 청년으로 넘어 온 것이다. 그들은 더 이상 반바지나 리본을 매지 않았다. 일상 속의 20대 초반 젊은이로 보였다. 무대 음향도 나아졌다. 여전히 작은 무대에서의 라이브는 음향이 따라오지 못했지만, KCON 무대와 같이 음향 시설이 제대로 완비된 무대에서는 라이브가 빛을 발했다. 무대의 동작도 더 세련되어졌다. 세련된 칼 군무를 하면서 라이브를 해내는 모습에 관중은 환호했다.

 

BTS의 과거 영상을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처음은 있다. 능숙하지 못하고 어리버리하고 실수연발하는 그런 시기 말이다. BTS의 학교 시리즈 앨범 활동은 확실히 그랬다. 좋은 음악이지만, 무대 구성이나 외모에서 사회초년생같은 어설픔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 초창기 시절이 없었다면, 지금의 BTS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온라인을 통해 만난 사람들을 반추해봤다. SNS를 시작한 풋풋함이 매력이었지만, 시간이 흐르자 능구렁이로 변해 버린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이들은 시간과 함께 퇴보한 사람들이다. 어쩌면 첫 인상은 그들이 꾸며낸 가면이었을 수도 있겠다. 차츰 가면이 벗겨졌으리라. 반면에 어떤 사람은 SNS에 글을 올리면 올릴 수록,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면 올릴 수록 더욱 더 빛을 발했다. 경험이 쌓이면서 메시지 전달력이 좋아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발전하고 구독자가 증가한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항상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점이었다. 남의 것을 베끼지도 않았고, 억측하지도 않았다.

 

온라인에서 시간이 전달력이 좋아진 인플루언서(Influencer) 들과 BTS는 동일한 패턴을 보여 주고 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며, 원칙을 지킨다. 그리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문득 2015년도의 BTS2020년도의 BTS를 비교해보니, 5년 사이에 BTS 각 멤버들은 모든 면에서 각자의 실력이 늘었다. 더 잘 추게 되었고 더 잘 부르게 되었고 더 예뻐졌다. 그리고 더 날씬해졌다. 날씬!

 

나는 매일 글을 쓰고 있고, 꾸준히 독서를 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 말에는 중국어 공부를 마치게 될 예정이다. 그런데 ...... 외모가 엉망이 되어 버렸다. 작년 6월부터 바깥 나들이 거의 하지 않은 결과, 더욱 더 살찐 몸매가 되어버렸다. 전혀 날씬하지 않다. 쫌 엉뚱하지만 오늘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더 잘 쓰고 더 읽고 더 많이 공부하기 위해서는 더 예뻐져야 한다. 예뻐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날씬해져야 한다.

 

글자수 : 1579

원고지 : 10.13

 

#연금술사 #365매일글쓰기 #숭례문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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